개발자 시작하기 전 살아온 인생 프롤로그
파도 위에서 사는 삶과 같은 인생을 살아오다보니 여유가 없어 취미도 적성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십대 초반에는 그래도 어떻게든 대학을 가보자고 수능을 몇 차례 봤지만 생활비 걱정을 달고 사는 판에 일하면서 공부는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대학에 가보고자 '군대에 가서라도 공부를 하자!'고 판단하여, 나름 여가 시간이 보장되는 공군에 지원했습니다.
공군은 바로 지원할 수가 없어서 무선 특기 따서 가기로 정했고,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을 따야 했습니다.
필기는 쉽게 땄는데... 운 없게도 제가 입대하려는 2012년도에 실기시험이 개편되는 바람에 네트워크 구성도 작성이 실기 시험내용 이었습니다.
기본 베이스는 CCNA 급 난이도였으나 기출도 없는 마당에 시중에 제대로 된 기출 책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범위가 어디까지 나오는지 모르기 때문에....방법을 찾다가 강남에 어느 학원에 가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군대에 가려고 이 자격증을 따야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CCNA-CCNP 급은 공부해야 합니다.'
CCNA 반 3달, CCNP 3달해서 반년짜리 기간이더군요... 사정을 말하고 시간을 아끼고자 어느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강사님께 개인 과외를 받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네트워크 관련 내용은 재미있었습니다. 패킷트레이서 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네트워크 구성을 하는 것이었는데 한 달 정도만에 시험에 합격할 만큼 꽤나 빨리 익혔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제가 잘 적용하는 것이 신나셨는지 재능이 있다며 나중에 이쪽으로 일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죠.
더 배워보고 싶었지만... 일단 군대가 급했으니 군대에 가야 했습니다.
힘들게 공군에 왔지만 인생은 운칠기삼.
군대에서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공군에 갔지만 육군 부대 파견가서 일했습니다.
무선 특기였지만 시설 특기 상사 밑에서 일했습니다.
무선 특기였지만...
무선 업무는 하루 30분 내, 나머지는 차고에서 각종 잡 일을 했습니다.
일이 끝나면 녹초가 되어 그냥 잤습니다.
군대에선 워낙 일을 많이 해 몸이 맛이가서 입원도 몇 번 하고 참 지금 생각해보면 재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훌쩍 2년이 지났습니다.
전역 후엔 잠시 딜레이 시켜놓았던 현실의 벽에 부딫혀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직장을 잡아야 했죠.
그래서 스펙없이 당장 들어가서 일 할 수 있는 파견직 업무들을 주로 했습니다.
스펙에 도움이 될만한 뭔가를 준비해서 좋은 곳을 지원해야 하는데 그 흔한 면허 딸 여유가 없었습니다.(그래서 나중에 서른셋이나 되서 면허를 땄습니다..)
당연히 학원선생님한테 연락은 할 수가 없었구요.
정말 많은 해를 보냈고, 정말 많은 회사를 거치고, 정말 여러 일을 많이 했습니다.
진짜 힘들 땐 노가다나 물류일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어렸을때부터 컴퓨터를 만져왔던 경험 때문인 지 주로 IT 아닌 IT 일들을 주로 했습니다.
기술지원, 기술상담, PC유지보수....
이런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이런 일은 스펙업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대우와 취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파견이라는 것이 2년이 최대이기 때문에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면 그 길은 있을 것이지만
첫번째로 제가 전혀 흥미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름만 IT였어요.
두번째로 허들이 낮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든 다른 누구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생계를 위하여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게 최대 노력이었습니다.
그렇게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을 버티다보니 어느정도 힘든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제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오고 어느새 주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살아온 날들이 다르기에 비교 할 대상은 아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그들이 부럽습니다.
해보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언제나 그랬듯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습니다.
지금 있는 회사에서 컴활을 땄고, 정보처리기사는 떨어졌으며, 운전면허도 땄습니다.
정보처리기사는 아쉽게 한 과목 과락으로 떨어졌습니다...너무 쉽게 생각했나봐요..젠장...
여튼 면허를 땄으니 중고차도 샀습니다.
이제 뭔가 숨통은 트인 느낌입니다.
미래를 위해 이것저것 무작정 준비하던 중....친구들 톡방에 대기업 다니는 친구가 코딩 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인강비를 지원해준다고 하네요. 아니 대기업 다니는 친구가 왜...? 라고 생각하다가...
국가에서 코딩을 밀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고 저도 배워야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블로그 구석탱이에 작년, 제작년 파이썬 강의 몇 개보고 연습해봤던 흔적들이 보입니다.
저만의 웹페이지를 만들어서 운영하고자 틈틈히 html, css 도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메인 사놓고 만료됐다는 이메일들도 편지함에 있네요.
겉핥기 식으로만 배우다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지 못해 관두었던 흔적들입니다.
문득 제대로 개발을 배우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트워크 자격증을 땄을 때 코드 몇 줄에 동작이 되고 안되고 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자전거도 셀프로 고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은 프레임하고 부품만 있으면 제가 다 조립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입니다.
이렇듯 하나에 빠지면 끝을 보려는 성격입니다.(수능도 그러니 여러번 봤겠죠? 물론 실패했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마침 국비 학원이라는게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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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설명할 때 비로소 자신의 지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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